차만 타면 울렁울렁, 멀미 왜 생길까? [건강톡톡]
차량 등의 이동 수단을 탑승한 후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두고 멀미라고 한다. 차량이 많이 흔들리거나 이동 시간이 길수록 멀미 증상이 심해지기 쉬운 데다, 컨디션이 나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탓에 이동할 때마다 불편을 가져오곤 한다. 멀미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하이닥 전문가에게 물었다.
q. 멀미가 생기는 이유는 뭔가요?
사람은 동적 움직임에 대한 회전 정보를 귓속의 전정신경계에 저장합니다. 이 때문에 움직임이 멈춰도 일시적으로 몸이 회전하는 듯 느껴지고,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정신경계가 신체의 변화나 움직임을 다른 사람들보다 오랫동안 저장하는 경우, 그만큼 멀미를 심하게 겪을 수 있습니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 귀 뒤에 붙이는 멀미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약이 전정신경계를 마비시켜 감각 기능을 저하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특정 자세에서 멀미가 더 잘 생기기도 합니다. 양쪽 귀 부근, 두개골 안쪽에는 머리의 움직임과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이 있는데요. 이들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중, 어떤 방향으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완화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
q. 위염이 생긴 뒤로 멀미가 심해진 것 같은데, 영향이 있을까요?
위염으로 인해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같은 소화기 증상이 생기면 위장이 예민해지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역질이 나는 등 멀미와 유사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멀미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위염 치료와 함께 멀미 완화제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배병제 전문의
q. 차를 타고 있지 않은데도 멀미가 나는 것 같아요.
경추 주변이 긴장된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 일부의 균형이 깨집니다. 이때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순환장애로 인해 전정기능이 떨어지며 멀미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목덜미나 흉추 쪽 근육이 긴장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고, 머리와 안면, 눈, 귀의 미세혈류장애를 호전시키기 위한 근육이완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
q. 멀미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차량을 탑승할 때는 최대한 진동이 덜 느껴지는 자리에 앉고, 바깥의 풍경을 보면서 흔들림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벨트나 단추 등 신체를 압박하는 것은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울러 짠 음식이나 카페인, 알코올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불규칙한 수면, 피로, 과로 등으로 멀미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평소 생활습관도 조절할 것을 권합니다.
-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q. 붙이는 멀미약을 사용한 후에 동공이 확장됐는데 괜찮을까요?
귀 뒤에 붙이는 멀미약은 스코폴라민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부교감신경 억제제인데요. 이를 사용하면 구토중추가 억제되며 멀미로 인한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만진 손으로 눈을 만지면, 눈의 동공이 산동(확장)되어 눈이 부시고, 가까운 것이 보이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없이 동공만 커진 경우라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돌아오는데요. 만약 1~2일 정도 지나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안과에 가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붙이는 멀미약을 만진 후에는 꼭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눈을 만지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최진영 원장(아이리움안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 신경과 전문의), 배병제 전문의(하이닥 상담의사 외과 전문의),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최진영 원장(아이리움안과의원 안과 전문의)